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세이렌의 참회


연이은 보도 실수로 정부로부터 주의를 받은 방송국 

살인사건 현장에 달려온 기자에게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구경꾼들과 뭐가 다르냐고 말하는 형사


특종을 얻기 위해 형사를 미행하던 기자는 피해자가 자신의 동생과 비슷한 이유로 사망했다는 이유로 정의감에 불타서 움직이지만 

취재원들에게 시달리던 초등학생의 질문을 듣고 자괴감에 빠지며 수사본부의 발표로 자신들의 행동이 오보였다는 걸 알고 절망합니다.


상사의 폭주라는 변명이 있긴 하지만 검증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건 사실이기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려고 해도

언론 종사자는 오보를 해도 사죄하지 않는다는 불문율 때문에 더욱 괴로워합니다.


후반부는 계속해서 뒤집히는 전개가 흥미로웠고 주인공이 방송계에 던지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어 좋았습니다.

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잘자요, 라흐마니노프 - 나카야마 시치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악을 배우는 가난한 음대생이 천재들과의 차이에 낙담하며 취업과 음악의 선택에서 고민하던 그때

미사키 선생의 조언으로 콘서트 예선에 참여하여 노력과 약간의 운으로 콘서트마스터 자리를 쟁취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CCTV가 있는 보안 시설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라는 유명 악기가 도난당하지만 범인을 찾지 못합니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사고, 연주회를 열지 말라는 범인의 경고장, 이 중에 범인이 있을지 모른다는 서로의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불신으로 사태는 점점 악화되죠.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긴 하는데 그 과정은 아쉬웠습니다.

이 작품은 추리나 반전보다는 음악적 표현에 집중해서 읽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2023년 12월 26일 화요일

살인마 잭의 고백


몸속의 장기가 모두 빠진 채 발견된 시체와 오래전 영국을 뒤흔든 잭이라는 이름의 살인마를 흉내 낸 예고장

경찰에서는 해부에 능한 실력을 보고 의료 관련 종사자로 추측합니다.


연속으로 발견되는 시체, 불안을 조장시키는 언론, 초반과 달라지는 범인의 이미지, 협조하지 않는 사건 관계자

거기다가 범인이 던지는 화두로 인해 의료계와 정치계까지 곤혹스러워합니다.


이렇게 경찰을 농락하고 사회를 흔드는 범인이 대체 누굴까 하면서 읽었는데 이 작가의 다른 책들에 비하면 아쉬운 결말이었습니다.

2023년 12월 23일 토요일

안녕, 드뷔시

갑작스러운 화재로 할아버지와 사촌을 잃고 전신에 화상까지 입은 소녀

할아버지는 그녀가 음악가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유서를 통해 거액의 재산을 물려주고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었지만 

소녀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도 장애와 주위의 환경으로 인해 고민하며 힘들어합니다.


이때 미사키가 그녀의 선생님이 되면서 주인공도 조금씩 희망을 되찾는데

그런 와중에 집안에서 그녀를 노린 듯한 장치가 발견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집니다.


자신을 향한 악의가 집안의 누군가 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잇따른 사고와 가족 간의 불화

순조롭던 회복을 방해하는 습격에 미사키는 그녀의 두려움을 없애주고자 마법을 걸어주죠.


콩쿠르에서 자신의 감정을 쏟아부어가며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저도 그런 음악을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건 책에 포함된 음악 CD로 소설 속에 나온 곡들이 들어있습니다.

1. John Field / Nocturne No.12 2:44 - Paolo Subriz
2. Debussy / Arabesque No.1 3:50 - Andreas Pistorius
3. Chopin / Waltz Op.64-1 'Minute(강아지 왈츠)' 1:40 - Denes Varjon
4. Chopin / Etude Op.10-2 1:20 - Ragna Schirme
5. Chopin / Etude Op.10-3(이별의 노래) 3:50 - Ragna Schirme
6. Chopin / Polonaise 'Heroic(영웅)' Op.53 6:55 - Folke Nauta
7. Rimsky-Korsakov / The Flight of Bumble Bee(왕벌의 비행) 1:15 - Folke Nauta
8. Chopin / Etude Op.10-4 2:10 - Ragna Schirme
9. Anton Rubinstein / Romance(로망스) 2:28 - Paolo Subrizi
10. Chopin / Etude Op.10-5(흑건) 1:45 - Ragna Schirme
11. Chopin / Etude Op.10-1 2:00 - Ragna Schirme
12. Chopin / Etude Op.10-12(혁명) 2:38 - Ragna Schirme
13. Debussy / Suite bergamasque 'Clair de lune(달빛)' 4:55 - Andreas Pistorius
14. Debussy / from Prelude Book 1 No.8 'La fille aux cheveux de lin(아마빛 머리카락의 소녀)' 2:35 - Andreas Pistorius
15. Liszt / from Etudes d'execution transcendante No.4 'Mazeppa' 7:50 - Denes Varjon
16. John Field / Nocturne No.1 4:15 - Paolo Subrizi
17. Schumann / Traumerei 2:30 - Paolo Subrizi 

2023년 12월 22일 금요일

히포크라테스 우울


이번에는 커렉터(교정자)라는 인물이 이상한 내용의 글을 경찰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법의학 팀이 움직이는 내용입니다.

커렉터가 대상자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면 누군지 찾아내어 부검을 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건데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죠.


사건 중에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되어 재수사를 결정하지만 시신이 이미 화장되어 부검을 할 수 없는 것도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성장한 주인공의 결단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인물들이 법의학 팀으로 활약하는 내용이지만

미쓰자키 교수의 카리스마와 인맥, 실력 등이 너무 강한 탓에 다른 인물들이 묻힌다는 느낌이라 그건 좀 아쉬웠습니다.

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히포크라테스 선서


주인공은 의대 졸업 후 임상 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과를 전전하다가 법의학과로 왔는데 특이한 질문을 하는 조교수와 까다로운 교수, 그리고 이상한 형사와 엮이게 됩니다.


내용은 억울한 자가 생기지 않도록 법의학 팀이 진실을 파헤친다는 건데

산 자와 죽은 자를 동일하게 대하며 부정을 저지른 자에게 호통치는 미쓰자키 교수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 교수에게 영향을 받아 주인공이 변해가는 장면도 보기 좋았고요.


(검색해 보니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법의학과가 제일 인기 없는 분야라고 합니다.

의사 자격증을 딴 후에 법의학을 따로 공부해야 하고 돈이 적으니 하려는 사람이 엄청 적다고 하네요.)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악덕의 윤무곡 - 나카야마 시치리


이번 의뢰인은 30년 전에 헤어진 어머니와 여동생입니다.

내용은 재혼한 어머니가 살인 혐의를 받고 있어 변호를 해달라는 것이며 오랜만에 만났지만 주인공은 의뢰인과 변호인의 관계로만 대화합니다.


이번에도 변호인은 승리하기 위해 의뢰인의 숨은 비밀까지 캐내려고 하는데 그럴수록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공판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게 되며 더욱더 의뢰인인 어머니를 알 수 없게 되죠.


냉철함을 무기로 내세워 높은 승소율을 자랑하던 그가 가족이라는 의뢰인을 만날 때마다 감정적으로 변하는 것, 자신의 과거를 아는 늙은 형사가 불리한 증거를 수집 중인 게 변수가 되긴 하지만

이번에도 짜릿하게 승리를 하며 마무리되는데 독자가 무언가를 착각하게끔 장치를 해둔 게 인상 깊었습니다.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

이갈이와 턱관절

턱관절로 지방 병원부터 부산, 서울까지 올라가 봤지만 턱뼈의 마모를 막아주고 고통을 완화시켜 준 건 스플린트라는 장치였습니다. 

(초기 고통 감소에는 습윤찜질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겨울철에 근육이 뻣뻣해질 경우에도 유용했고요.) 


장치를 끼고 나서 4번의 CT를 찍는 동안 턱뼈는 서서히 회복되었고 이갈이만 남았는데 턱에 힘을 빼라는 걸 4년 동안 들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약물치료로 클로나제팜을 처방해 주긴 하나 일시적이며 장기 복용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제가 들은 턱에 힘을 빼는 방법은 이가 닿아도 되니까 턱을 벌리려고도 하지 말고 닫으려고도 하지 말고 힘을 빼라는 겁니다. 

이걸 의식적으로 낮에도 몸을 움직일 때도 계속해야 하고요. 


치과에 물어보니 턱에 힘을 빼는 건 누구나 어렵지만 인식하고 있느냐와 아니냐의 차이일 뿐 계속 의식적으로 하면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턱에 힘을 빼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하라는 거겠죠.

(저는 4년째이지만 1년 만에 장치를 뺀 분도 있으니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도미노 in 상하이


연회 요리에 오른 영화감독의 애완동물, 탈출을 꿈꾸는 판다, 상하이를 질주하는 초밥집 배달원, 어떤 디저트를 먹을지 대화하며 상하이에 오는 여직원들.

이윽고 수상쩍은 물건을 추적하던 사람까지 포함해서 청룡반점으로 모여듭니다. (중국에선 반점이나 주점을 호텔로 부른다고 하네요.)


도구를 이용하여 동물원을 탈출, 판다 인형으로 위장하여 도망치는 판다

비밀경찰이 실수로 건네준 커피 봉투 속의 usb를 어떻게 돌려줄지 고민하는 보험회사 여직원

손자를 미행하는 사람들을 미행하는 할아버지


코믹영화를 책으로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 거 같네요.

마지막에는 작가가 장치해 둔 폭죽이 순서대로 터지는데 재밌었습니다. 초중반부는 아쉬웠지만요.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마술 피리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 - 잭이 거인의 보물을 훔쳐오고 화난 거인이 쫓아오다가 떨어져 죽은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마을의 재판관은 잭을 거인 살해로 기소하고 판결하려 하지만 지나가던 학자가 조사하면서 숨겨진 사실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동화에 추리를 곁들여 재해석한 이야기입니다.


푸른 수염의 밀실 - 고성에 사는 부인이 푸른 수염의 남편에게 살해당할 거라며 도움을 요청하기에 그녀와 함께 성으로 들어갑니다.

푸른 수염 남작과 지하실의 비밀에 얽힌 이야기인데 이것도 동화가 기반이라네요.


하멜른의 마술 피리 아동 유괴 사건 - 쥐를 유인해서 없애준 피리 부는 사나이는 대가를 받으려 했지만 지주는 핑계를 대며 주지 않았고 그를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며칠뒤 마을 아이들이 사라지는데 사람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가 화가 나서 아이들을 데려갔다고 생각하지만


이 작품의 탐정이자 법학박사이자 귀족이자 이야기꾼인 호프만 선생이 추리로 풀어나갑니다.

작가가 옛날옛적 이야기에 추리를 넣으려고 노력한 건 알겠지만 홍콩이 배경이던 13.67보다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2023년 12월 10일 일요일

테미스의 검


살인사건으로 체포된 피의자

범행 현장에서 지문이 나왔기에 경찰은 피의자가 살인했다고 여기지만 그는 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계속되는 폭력과 강압적인 취조에도 버티던 피의자였지만 결국 경찰의 속임수에 거짓 자백을 하게 되고 법정에서도 불리한 판결을 받아 교도소에서 자살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5년 후 주인공은 다른 살인 사건을 쫓다가 이 범인이 과거의 사건에도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고 진실을 밝히려 하지만 경찰들은 주인공을 협박하고 증거를 은폐하려 하죠.

원죄를 폭로하려는 경찰관과 사형 판결을 내린 후 고민하는 재판관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시스템에 분노하는 피해자의 가족들


2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후 살인범이 출소되자마자 살해당하고 주인공은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어 폭로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법과 질서를 공정히 지키는 테미스라고 할 수 있네요.

2023년 12월 9일 토요일

디오게네스 변주곡


파랑을 엿보는 파랑 - 겉으로는 평범한 사람을 연기하지만 집에서는 다른 이의 블로그를 보며 개인 정보를 수집하거나 다크웹에 들락거리는 주인공.

그러다가 살해 계획을 다크웹에 올리고 실행하는데 치밀한 준비로 인해 경찰들도 진상을 파악하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살인범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바로 독자가 무언가를 착각했다는 걸 깨닫게 하네요.


시간이 곧 금 - 시간을 파는 사람과 시간을 사는 사람이 각자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 - 추리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살인을 해봐야 한다는 편집자의 조언에 따라 소설에 나올법한 밀실 살인을 만드는 작가.


커피와 담배 - 커피와 담배의 위치가 뒤바뀐 세계로 떨어진 주인공. 이 작가의 다른 이야기와 비슷하게 흘러가서인지 왠지 예상이 되더군요.


숨어 있는 X - 어느 강좌에서 숨어있는 X를 찾는다면 A학점을 주겠다는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추리게임을 시작합니다.


단편집이라 이것저것 섞여있는데 괜찮은 것도 있지만 아닌 것도 많아서 작가의 다른 책에 비하면 별로였습니다.

2023년 12월 8일 금요일

청춘치과 22번째 방문기

턱뼈도 회복되었고 근육도 심한 건 아니지만 이갈이 때문에 장치를 끼는 중인데 3개월 만에 방문한 거 치고는 여전히 이를 많이 간다. 

처음에 저보다 이를 심하게 가는 분도 나중에는 줄어들었다.

턱에 힘을 빼는 동작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보다 횟수가 중요하다고 자주 하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스플린트 조정 후에 치위생사 분에게 물으니 저보다 오래 다닌 분도 있긴 하지만 1년 만에 장치를 뺀 분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분들은 물리치료 할 때도 턱에 힘 빼는 동작이 자연스럽다고 정말 자주자주 힘 빼는 걸 하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네요. 


지방에서 서울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이갈이가 안 나으니 지방 병원으로 옮길까 하다가 나으신 분들 이야기를 들으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은수의 레퀴엠


자신의 과거가 밝혀진 이후 기업들의 고문 계약 해지로 수입이 줄어든 탓에 이사까지 해야 했지만 여전히 승소율은 높아서 의뢰인에게 인기가 많은 주인공입니다.

그러던 중 소년 시절의 은사가 사건에 휘말려서 변호하려고 하지만 이미 선임된 변호사가 주인공을 싫어해서 안 넘기려고 버팁니다.


어찌어찌 넘겨받긴 했으나 이번에는 의뢰인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변호를 거부하고 주인공과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거기다가 자신의 악평으로 사건 조사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졌고요.


하지만 주인공은 악평을 무기로 삼아 경찰이 찾지 못한 증거를 수집하며 진실에 접근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의뢰인까지 공격하기도 하고요.

후반부의 긴박감 넘치는 전개는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지는데 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습니다.

2023년 12월 5일 화요일

추억의 야상곡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른 변호사를 협박하여 그가 맡고 있던 사건을 넘겨받는 주인공

의뢰인은 남편을 살해한 부인으로 본인도 죄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 이유조차 납득이 안 갈 정도로 뻔뻔하기에 왜 이런 의뢰를 맡았나 싶죠.


1. 보통 거액의 의뢰를 맡는 변호사가 돈에 쪼들리는 가정주부를 왜 변호하는 건지?

2. 불리한 증거와 증언이 많은 변호라서 매우 힘든 사건인데 왜 맡은 건지?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기며 변호를 시작하는데 자료 부족과 의뢰인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1차 공판에선 검사에게 집니다.

그 뒤로 의뢰인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뭔가를 알아차리게 되고요.


중반부턴 조금씩 예상이 되던데 인간의 악의가 불쾌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라 읽기 싫은 기분이 들었지만 

숨겨진 사실이 드러날수록 긴박감이 느껴져서 마지막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펭귄 하이웨이


친구와 함께 마을 여기저기를 탐험할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는 펭귄

초원 위에 떠있는 동그란 형태의 바다


여러 가지로 연구할 게 많은 주인공은 항상 바쁘게 지내면서 유방이란 단어를 자주 언급하는데 

상대성이론이란 말을 알 정도로 똑똑한 소년이라 삼국지의 유방을 말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인체를 말하는 거였습니다.


조그만 수로에서 뛰어오르는 흰 긴 수염고래, 초원에서 뛰어오는 펭귄들, 우산에서 피어오르는 해바라기

몽환적인 느낌의 소설로 펭귄들은 왜 남극도 아닌 곳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건지 궁금해하며 읽었습니다.


소년과 누나, 그리고 친구들의 탐험 이야기로 판타지 같았지만 SF소설이라고 하네요.

2023년 11월 30일 목요일

속죄의 소나타


밤에는 살인자, 낮에는 변호사

주인공은 악덕 범죄자에게서 거액의 의뢰비를 뜯어내기도 하지만 돈 한푼도 안되는 국선 의뢰를 맡기도 합니다.

시작이 이러니 이 남자에게 어떤 비밀이 있어서 이런 이중적인 생활을 하나 싶었지만 이야기는 그가 맡은 사건 변호 위주로 흘러갑니다.


의뢰인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듯한 부인으로 이미 고등법원에서 무기징역까지 내려졌고 대법원으로 넘어간 후에 주인공에게 사건이 맡겨진 터라 꽤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거기다가 의뢰인은 뭔가를 숨기고 있기에 그걸 파헤친 다음에 변호해야 했고요.


살인 증거와 관계자의 증언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거 같은 싸움이었는데 그걸 뒤집는 부분은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형사가 사건의 진상을 밝힐 때는 더욱 놀라웠고요.

(이 작가의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는 별로였는데 속죄의 소나타는 괜찮네요.)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

얼터네이트 - 가토 시게아키


얼터네이트란 고등학생만 가입 가능하며 만나고 싶은 대상의 조건과 자신의 정보를 기재하면 상대를 매칭해서 1대 1로 대화하게 해주는 앱으로 

3명의 고등학생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여기에 나오는 학생 중에는 자퇴와 동시에 앱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던데 국가가 관리하는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고 즉시 반영하는지 궁금했지만

계속 읽어봐도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2023년 11월 26일 일요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


가짜 전기부랑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술에 이끌려 찾아간 곳에서 

자기의 인생론을 들려주는 변태 아저씨, 모르는 사람들의 술자리에 끼어들어 술을 마시는 미인, 밤길을 걷는 남자를 습격해서 속옷을 빼앗는 할아버지, 하늘을 나는 텐구가 나오는데 

술 취한 인간들이 보는 환상 속의 세계인가요? 


지붕에는 대숲, 긴 장대에 매달린 색색의 깃발, 작은 종이잉어, 목욕탕이 있는 3층 전차에서 벌어지는 술 마시기 대회 

벽에는 도깨비 가면이 걸려있고 축음기에서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비밀 모임에서 빨간 솜옷을 입고 입에서 불이 나오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 대회 

축지법 고타츠에서 만난 빤스를 절대 갈아입지 않는 총 반장, 신출귀몰하게 나타나서 연극을 하는 괴팍왕 

감기의 신을 물리치기 위해 각종 아이템(꿀, 생강, 유자, 매실장아찌, 사과, 갈근탕, 윤폐로)을 챙겨가는 아가씨 


현실을 기반으로 한 꿈속 같은 판타지 이야기인데 개성이 넘치는 인물들이 계속 나와서 저런 곳이 있다면 한번 구경해보고 싶어 지네요.

2023년 11월 24일 금요일

일본의 차과자

최근에 읽은 소설에서 차에 곁들이는 간식으로 검은색의 짭짤한 낫토가 나오기에 

신기해서 찾아봤는데 아마낫토 계열의 설탕에 절인 콩만 나오네요. 1500년대의 간식이라 찾기 어려운 걸까요. 

결국 원하는 건 찾지 못했지만 짠맛이 나는 아마낫토도 있다고 합니다.

토마토로 만든 거고 이름은 元祖塩トマト甘納豆 라네요.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정치인부터 정부기관까지 관여된 거대 뇌물 수수 사건을 조사하던 오사카 지검에서 내부의 검사가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도쿄의 대검에서 조사하러 나옵니다.


그리고 대검 조사팀에서 오사카 지검의 후와라는 인물을 지명하는데 

평소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원리원칙대로 해서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능력만큼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어떻게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할지 기대하며 읽었는데 조사하면 할수록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해결되네요.

뇌물 수수 사건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었다면 재밌었을 거 같은데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독일의 침략으로 가족을 잃고 강제로 병사가 된 소련의 여군 저격병을 다룬 이야기인데 현재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비슷해서 비교할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 당시의 소련 부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출신이 섞여있었는데 과거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약탈했다고 말하는 소녀도 있네요.


소련의 여성병사가 전장에 나가는 이유를 여성은 스스로 싸울 수 있는 존재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지뢰 처리라는 아주 위험한 일을 하는 여성병사가 자신의 의지로 참가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장에서 포탄 파편을 주워가며 노는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보며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요.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후 소련의 승리가 가까워질 때 

전쟁으로 인해 타락해 버린 소련의 군인을 보며 자신에 전쟁에 나온 이유를 되짚어보는 소녀를 통해 전후 병사들의 심리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리큐에게 물어라

센 리큐라는 다도 명인에 대한 이야기로

그의 미적 감각과 다도 기술은 인정하면서도 죽음을 내렸던 히데요시와 누군가는 고집이라고 볼 수도 있는 면모를 끝까지 보여줬던 센 리큐

그가 집착했던 여인과 녹유향합이 포인트가 되는 소설입니다.


와비차(侘び茶) 문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절에서는 과자대신 검은색의 짭짤한 낫토랑 같이 차를 마셨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의 간식 중에 설탕에 절인 콩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검은색 낫토는 처음 들어보네요.

2023년 11월 18일 토요일

염소가 웃는 순간 - 찬호께이


대학교 기숙사에서 학교의 7대 불가사의에 대해 이야기하던 신입생들은 선배로부터 100년 전 사건의 배경이 된 지하실이 지금도 있다는 걸 듣고

호기심이 생겨 지하실에 갔다 온 이후부터 기이한 일을 겪게 됩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괴담, 차례차례 실종되는 친구들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공포물이라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흡입력이 있어서 볼만했습니다.

2023년 11월 17일 금요일

11월의 첫눈


올해의 첫눈입니다. 아직 11월이라 눈이 오기엔 이른 거 같지만 

빨간 열매에 쌓인 눈을 보니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이 생각나서 겨울이 왔다는 게 실감이 되네요.

2023년 11월 15일 수요일

신의 카르테


밤에는 응급환자, 낮에는 일반환자를 진료하며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주인공은 항상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라는 책을 들고 다니기에 괴짜라고도 불립니다.


주인공이 근무하는 혼죠 병원은 누구나 언제든지 진찰받을 수 있는 병원이란 모토 아래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문을 여는데 

나중에는 자기 몸을 돌보지 못한 의사가 쓰러지거나 가족과 환자 둘 중에 고민하는 의사도 나옵니다.


혼죠 병원의 이념대로 지방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 24시간, 365일, 연중무휴처럼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요?

가뜩이나 의사 수가 부족한 지방 병원에서 쉬는 날도 없이 진료하면 주인공 같은 괴짜가 아닌 이상 누가 올까 싶어서요.

주인공만 해도 30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자주 하는데 부인이 이해심이 많은 편이라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2023년 11월 12일 일요일

족저근막염과 아킬레스건염

11월 1일 - 자고 일어나면서 발을 내디딜 때 왼쪽 발 뒤꿈치가 찌릿했습니다.

11월 6일 - 별 신경 안 쓰고 지내다가 걷는 게 좀 불편해지더군요.

11월 9일 - 그러다가 목요일 낮에 발을 쭉 뻗은 상태로 뒤로 들거나 신발에 묻은 걸 털려고 흔드는 동작을 할 때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찌릿하기에 병원 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시간이 안되어서 급한 대로 집에 있던 캐롤에프정(이부프로펜)을 먹으니 괜찮아지네요.


11월 10일 - 통증의학과 진료 

선생님이 해보라고 하는 동작이나 목요일에 아팠다고 하는 동작들을 다시 해봐도 안 아파서 

지금으로서는 족저근막염인지 아킬레스건염인지 알 수 없다며 약을 끊고 다음 주에도 아프면 병원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어제까지의 증상으로는 아마 아킬레스건염인 거 같습니다. 

아침에 발을 디딜 때 아픈 증상은 족저근막염과 비슷하지만 아픈 부위가 달랐습니다. 

아킬레스건염에 좋은 스트레칭이 2가지 있던데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


마음에 두고 있던 여성의 집에 전남편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가 살인사고가 일어나자 주인공은 자신의 지식을 활용하여 그녀를 도와주고자 범죄현장을 조작합니다.

[무증거범죄]랑 도입부가 비슷한데 쯔진천 작가가 [용의자 X의 헌신]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사건 진행 방식도 비슷하게 흘러가는데 제가 [무증거범죄]를 먼저 봐서인지 덜하긴 했지만 누군가를 위해 범죄 현장을 조작한다는 이야기는 신선했습니다.


[무증거범죄]는 증거가 없는 범죄 현장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반면에 

[용의자 X의 헌신]은 주인공이 그녀를 위해 사건을 조작해야만 했던 이유를 처절할 정도로 그려낸 게 다릅니다.

2023년 11월 9일 목요일

꿀벌과 천둥


양봉을 하다가 콩쿠르 연주를 하러 온 소년

한때 천재로 불리다가 연주를 그만둔 이후 7년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된 소녀

음악을 관두고 직장인으로 살아가다가 28의 나이에 콩쿠르에 출전하게 된 아저씨

다른 콩쿠르에서 최고점을 받은 청년


소년 만화의 대결 구도처럼 쟁쟁한 실력의 참가자들이 연이어 나와 누가 우승할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꿀벌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양봉 소년은 거장을 스승으로 두었다는 유명세 때문에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는데 

자유로우면서 완벽하고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연주로 관객은 물론 심사위원까지 놀라게 만듭니다.


콩쿠르 참가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도 좋았습니다.

재니퍼 챈의 연주가 파워풀하고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해서인지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이라고 말하던데 잘 어울리는 단어인 거 같더라고요.


대단하지만 독창성이 뛰어난 탓에 싫어하는 심사위원도 있어 조마조마하며 지켜보게 만드는 꿀벌왕자

한 편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청년

꿀벌왕자를 통해 관객에서 음악가로 다시 시작한 천재소녀


이 작가의 작품은 두 번째지만 글을 참 재미있게 쓰네요. 덕분에 여기에 나온 곡들은 한 번씩 들어보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양과 강철의 숲


홍차에 우유를 넣으면 큰비가 내린 뒤에 탁해진 강과 비슷한 색이 되는 밀크티.

냄비 바닥에 물고기가 숨어있을 같아 소용돌이치는 액체를 한참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희미하게 붉은빛을 띠는 수많은 나뭇가지 탓에 산 전체가 빛을 내뿜는 것처럼 보이는 광경.

산이 불타는 것 같은 환상적인 불꽃.

봄이 온다. 숲이 지금부터 어린잎으로 뒤덮인다.


등의 수려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글이라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았습니다.

양털 해머와 강철 현이 만든 피아노 소리를 숲의 풍경으로 비유한 것도 좋았고요.


단지 조율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지는 연주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몰입이 어려웠습니다.

2023년 11월 1일 수요일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서점에 혼자 남게 된 주인공에게 얼룩이라는 고양이가 나타나서 책을 구해달라고 합니다. 


고양이를 따라간 곳에서 그는 엄청나게 많은 책을 케이스와 자물쇠로 가둬두는 사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잘라버리는 학자. 


책을 소모품이라고 말하며 명작이 아닌 팔리는 책을 만든다는 출판사 사장.

마음이 일그러진 책을 만나게 되는데 각각을 설득하는 과정이 짧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막이 오른다 - 히라타 오리자


여고생들이 모인 연극부를 다룬 이야기로 

연극이란 게 캣츠나 햄릿 같은 유명 작품만이 아닌 개인의 일상을 축약해서 말하는 것도 되는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독특한 표정과 몸짓을 추가하거나 진실된 이야기에 약간의 허구를 추가하면 더 재미있어진다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소설 속의 위기라고 할만한 부분이 부족하긴 했지만 마지막에 주인공이 각색한 [은하철도의 밤] 스토리는 좋았습니다.

이 연극을 보고 싶을 정도로요.

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핵 발사 가방을 들고 출근하는 미국 대통령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에 비밀 임무를 받고 들어가는 특수부대

아버지의 숨겨진 유산을 노리는 집단에게 습격받는 일본의 학생


미국의 안보를 위해 제거되어야만 하는 신인류

병에 걸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미국에 대항하는 아버지

지식을 얻기 위해 미국을 배신하려는 과학자


아프리카를 탈출하려는 신인류와 그걸 막으려는 미국 

같은 인간을 학살하는 아프리카의 무장집단들

신인류가 인간에게 적대감을 가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인간


영화로도 나올법한 내용이긴 하나 생각보다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2023년 10월 25일 수요일

네 번째 피해자


기이한 방식으로 세명을 살인하고 네 번째를 살해하기 직전에 체포된 범죄자. 

그의 집안에서 나온 증거물도 세명의 피해자만을 가리키기에 경찰도 사건을 마무리하고 재판으로 넘기지만 갑자기 네 번째 피해자가 있다는 듯한 말을 하며 자살해 버립니다.


초반만 보고 괜찮을 거 같아서 계속 읽어봤는데 내용은 취재라던가 방송국의 권력, 정치에 대한 게 대부분을 차지하네요.

범죄사건에 대한 방송국의 접근 방식과 그 이면에 대해 다루고자 한 거 같은데 제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라서 끝까지 읽지는 못했습니다.

2023년 10월 24일 화요일

S.T.E.P 스텝


홍콩의 작가인 찬호께이가 1, 3장을 대만의 작가인 미스터 펫이 2, 4장을 같은 주제로 집필한 작품입니다.


1장 - SA. BO. TA. GE (찬호께이)

홍콩이 아닌 미국이 배경이며 교도소에 다녀왔던 매슈가 자신만의 기준으로 방화부터 살인까지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나 싶었지만 실제가 아닌 AI로 시뮬레이션을 돌린 예측이며 이 때문에 매슈는 감옥에서 풀려 나오지 못하는 거라고 합니다.


이것만 보면 인권주의자들이 난리 칠 거 같지만 AI 예측과 출소 후 그들이 저지른 범죄가 일치했다는 결과가 있었기에 이 제도는 실행되었다고 하네요.

(미스터 펫의 2, 4장은 일본에서 이 시스템이 실행된 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저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했는데 SF가 가미된 내용이라 1장만 봤고 나머지는 이쪽 장르에 흥미가 생기면 마저 읽어봐야겠습니다.

2023년 10월 23일 월요일

풍선인간 - 찬호께이


대상자를 원하는 시간, 원하는 증상으로 죽여서 사고사처럼 위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풍선인간.

마법 같은 능력이라 완벽해 보이지만 접촉을 해야 발동할 수 있는 등 몇 가지 제약도 있습니다.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의뢰인, 동종업계 사람, 접근하기 어려운 목표물도 나오는데 그에 맞게 어떤 식으로 판을 짜는지 구경하는 재미도 있네요.

짧으면서도 깔끔하게 끝내는 게 좋았습니다.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밤의 피크닉


억새풀이 흔들리는 논두렁길에서 밤새도록 걷는 야간보행제


완전한 밤인데도 수평선에 남아있는 일몰의 잔광 

밤이 되자 활력이 돌며 날아다니는 친구들

밤하늘을 보며 자신이 아는 별자리가 있는지 살펴보는 기분


일상생활 속에서라면 서로의 속마음을 내뱉지 못한 채 졸업했을 학생들이 함께 모여 걷는 공간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쌓아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2023년 10월 19일 목요일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경찰의 실종과 관련된 부패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장이앙.


가오둥 부청장은 그를 능력이 없다고 비판하지만 사건 조사 능력을 보면 뛰어난 편인 거 같습니다.

운이 따르긴 하지만 범죄자들을 여럿 체포해서 실적도 있고 사람들을 이용하여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기술도 있고요.


다만 이 작가의 무증거범죄는 술술 읽힐 정도로 재밌었는데 이 책은 반이상 읽었는데도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부족해서 더 이상 읽을 마음이 안 생기는군요.

2023년 10월 17일 화요일

기억나지 않음, 형사


숙취에 시달리며 깨어난 형사, 거리를 걸으면서 익숙하다고 느끼지만 기억에는 없는 것을 혼란스러워하며 경찰서로 갑니다.

비슷하면서도 많이 달라진 건물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으니 자신을 부르며 다가온 기자가 취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기억나지 않는 약속이지만 일단 동행하여 과거의 사건을 따라가게 됩니다.

기자와 함께 사건을 조사할수록 숨겨진 용의자가 있다는 생각에 관계인 심문, 증거 수집, 추적을 하게 되는데


후반부에서 일어나는 연속된 뒤바뀜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재미는 13.67이 좋았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작품이었습니다.

2023년 10월 16일 월요일

망내인


주인공은 부모님을 여의고 하나뿐인 동생까지 인터넷상의 비방으로 자살하게 되자 악의적인 글을 올린 사람을 찾기 위해 탐정을 통해 해커를 찾아가게 됩니다.


해커라고 하면 컴퓨터만 잘 다룰거 같지만 여기에 나오는 아녜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범인을 몰아넣기 위해 판을 짜는 모습, 자금력 등을 보면 해킹은 그의 한가지 능력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문용어도 나오지만 의뢰인인 아이가 컴맹이라 그에 맞게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에 어렵진 않았으며

작가는 인터넷에서 진실인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거 같은데 13.67에 비하면 예상되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가 덜했습니다.

2023년 10월 11일 수요일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5년 동안 병원에 누워있다가 일어났지만 자신에 대한 기억만 사라진 오빠

병원 외에는 외출을 거의 해보지 못한 요리코

다친 상태로 가족에게 연설을 하고 사라진 아빠

매일 봉사활동을 해야만 하는 엄마


마치 과장된 연기를 하고 있는 연극 한 편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윽고 장면이 전환되며 가해자의 동생이라는 아오이와 피해자의 가족이라는 요리코가 함께 어울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상식이 없고 나사가 빠진듯한 등장인물과 읽으면 읽을수록 불쾌한 진실이 터져 나올 거 같은 느낌에 읽는 걸 포기하였습니다.

2023년 10월 9일 월요일

동트기 힘든 긴 밤


지하철 역에서 시체를 유기하려는 걸 수백 명이 목격했기에 인터넷에서도 화제가 된 사건. 

체포된 인물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범행을 인정했고 증인도 많아서 곧바로 기소가 됩니다. 

그러나 법정에 선 순간 자신은 살인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사건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후 경찰은 뛰어난 수사관이었던 옌량 교수를 초빙하게 되고 현재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의 사건을 쫒게 됩니다.

중국에는 대학생이 농촌 지역의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제도가 있는데 과거에 한 대학생이 농촌의 범죄를 발견하고 현지 경찰에 말하였으나 오히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소설 속에서 발생합니다.

(한국에서도 중앙 권력이 닿기 어려운 시골 지역에서 현지 경찰과 현지 주민이 협력하여 범죄를 은폐하는 경우가 있어서 읽으면서 씁쓸하더군요.)


이야기는 과거의 등장인물이 사건을 조사하고 현재의 인물이 그 사건을 추적하는데

과거의 인물들에게 불행한 결말이 닥칠걸 이미 알고 있는 데다가 그걸 뒤집을 수 없단 걸 알기에 끝까지 읽을 결심이 들지 않더군요.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무증거범죄


3년 전부터 벌어지는 연쇄살인에서 증거를 찾지 못해 경찰들이 헛물만 켜던 도시에서 


깡패에게 희롱당하던 처자와 그녀를 좋아하던 평범한 청년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일으키게 됩니다. 

실수였지만 살인이라는 충격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들 앞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 도와주겠다며 여러 가지 조언을 합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그야말로 무(無)증거범죄 현장을 만드는 거였죠. 


이 사건에서도 경찰이 헤매고 있을 때 범죄심리학에 뛰어난 수학 교수가 경찰과는 다른 방법으로 수사를 벌이며 점점 진실에 다가가게 됩니다.

범죄를 싫어하던 사람이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하며 읽었습니다.

(책은 무증거범죄, 드라마는 무증지죄라는 제목인데 내용은 좀 다르네요.)

2023년 10월 6일 금요일

아키라와 아키라


한쪽은 가난한 집에서 자란 소년, 한쪽은 부잣집에서 자란 소년. 

자본이라는 점을 빼면 두 사람이 처한 환경은 비슷합니다. 돈 때문에 자신들을 물어뜯으려는 사람들을 어릴 때부터 보게 되죠.


가난한 집 아키라는 자신들이 어려울 때 도와줬던 은행원을 보고 감동하여 은행에 들어가게 되며 

부잣집 아키라는 자기들 같은 대기업도 은행의 도움 없이는 사업이 어렵다는 걸 보고 은행에 입사하게 됩니다. 


은행과 기업에 얽힌 부분은 술술 읽힐 정도로 재밌었지만 이 작가의 한자와 나오키에 비하면 여기저기 빠진 느낌에

자본의 규모 때문인지 부잣집 아키라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된 건 아쉬웠습니다.

2023년 10월 2일 월요일

하얀 충동


학교에서 카운슬러를 하고 있는 선생님에게 고민거리를 가진 학생이 찾아옵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가 고통받을걸 걱정하면서도 살인 충동을 억누를 수 없다는 소년.


살인 충동의 이유를 찾아 치료하려는 선생님과 마땅히 죽어야 할 악인이라면 괜찮지 않겠냐는 학생.

이때 큰 죄를 지은 악인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는 이야기가 퍼집니다.


현실에서도 출소한 범죄자가 자기 지역에 온다면 추방해야 한다는 주민들과 범죄자라도 권리가 있다고 하는 인권단체의 싸움은 종종 일어납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불안하고 인권단체는 형기를 마쳤으니 살 권리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다루는 소설인데 이 작가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별로였던 거 같습니다.

2023년 9월 30일 토요일

뒤틀린 시간의 법정


재판에 참여한 방청객들의 질문에 자세하게 답변하는 재판관과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법원서기관.

재판관과 서기관의 대담 후 어떤 인물이 정신만 과거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 행동으로 인해 미래가 바뀌게 됩니다.


과거와 미래의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며 테트리스처럼 연결되는 인물들.

잘못 내려진 판결, 이미 내려진 판결에 대해서는 다시 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법정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설명을 잘해줘서 그리 어렵진 않았고 재판과 타임슬립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허구추리 :강철인간 나나세


요괴가 두려워하는 청년과 요괴에게 지혜를 빌려주는 소녀의 만남으로 시작되며

곧이어 등장하는 드레스 차림에 철골을 휘두르며 얼굴이 안 보이는 강철인간 사건으로 청년의 전 애인과 소녀가 얽힙니다. 


이 작품의 허구는 괴이를 말하며 추리는 허구를 덮기 위한 전략입니다만 생각보다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2023년 9월 29일 금요일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축복할 수 없다면 저주하는 법을 배워라 - 니체 

라는 문장이 처음부터 나오는데 프리드리히 니체가 정말 이런 말을 했나요?


소녀가 신사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빈 후 그녀 앞에 니체가 실제로 나타나 조언을 해줍니다.

코코아를 알고 있는 걸 보면 니체가 맞나 싶지만 소녀를 초인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초인이란 슈퍼맨이 아닌 어떤 부조리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란 뜻입니다.)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갑자기 나타나서 강의를 하는데

니체는 인생에서 어떤 힘든 일을 만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그리고 가능하면 그것도 내가 원한 것이라고 생각하라. 라고 하네요.

이후에도 바그너,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등의 여러 철학자를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하이데거는 죽기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이 어떤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지금의 내 인생이 어떤 것인지 단정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도록 하라는 거겠죠?


이미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의심을 품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해 보는 것이 철학이다. 

철학은 어렵지 않으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걸 깨닫게 해주는 학문이란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과거의 위인들이 현대에 나타나는 이야기는 많지만 철학자들이 나오는 건 처음이라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2023년 9월 26일 화요일

영매탐정 조즈카


혼령과 인간을 연결하는 영매

그런 그녀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소설가


영매는 자신이 이런 능력을 가진 건 억울한 죽음을 당한 혼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며 소설가는 그녀가 찾아낸 단서를 조합하여 사건을 해결합니다.

매력적인 여성이 나온다는 점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과 비슷하지만 여기에선 범인이 누군지 밝힌 다음에 거기에 맞는 추리를 해낸다는 점이 다르네요.


후반부에선 이미 다 끝난 사건을 되짚어보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사건을 해결하는데 담담해서 흥미로운 결말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범인을 말하고 거기에 추리를 끼워 맞추는 식이라서 그랬던 걸 수도 있고요.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13.67


첫번째(2013)는 뤄 독찰이라는 홍콩 경찰이 상부가 주목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참고인들을 자신의 사부 관전둬가 있는 병원으로 초대합니다. 

사부는 현재 간암 말기 상태라 뇌파를 읽어내는 기기를 통해서만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사건 해결 100퍼센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가진 경찰이기에 상부에서도 이런 심문을 허가해 준 거겠죠.

범인을 찾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게 기억에 남았고 마지막은 훌륭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번째(2003)는 관전둬가 은퇴 후에도 경찰 일을 도와주고 있고 뤄 독찰이 중안조(한국의 강력계?)에 있을 때 홍콩 범죄 조직 간의 다툼에 유명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뤄 독찰과 관전둬가 용의자를 몰아넣는 부분은 흥미진진해서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첫번째는 그럭저럭이었는데 두번째는 정말 재미있네요.

독자가 알 수 있을 정도로 추리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줘서 이해하기 쉬웠고요.


세번째(1997)는 관전둬의 은퇴날에 벌어진 사건으로 뤄 독찰은 아직 독찰이 아니었고 관전둬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시간이 과거로 갈수록 관전둬라는 인물에 대해 깊이 빠지게 되네요.


네번째(1989)는 관전둬가 분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천재적인 사건 해결 능력 외에도 생명을 중시하고 정의로운 모습이 왜 이사람이 대단한지 알게 해줍니다.

제자가 되기 전의 뤄 샤오밍은 살짝 지나쳐가는 수준으로 나오고요.


다섯번째(1977)는 홍콩의 경찰은 부정부패라는게 일상일 정도로 심해서 영국에서 사람을 데려와 조사를 하던중 담당자의 가족이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때 관전둬는 납치범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사건 초기부터 세심하게 행동하는게 보통이 아니란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뛰어난 능력으로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경찰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여섯번째(1967)는 홍콩에서 폭동이 일어나던 시기로 겉으로는 노동자들이 정부에 반발하고자 일으킨 거지만 속으로는 중국이 개입한 사건이었던 거 같습니다.

아칠이라는 경찰과 음료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청년이 나오는데 후에 관전둬가 왜 정의로운 사람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읽은 책 중에 재밌다고 생각한 게 한자와 나오키뿐이었는데 거기에 13.67이 추가될 정도로 좋았고 관전둬와 뤄 독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