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5일 금요일

먹방과 추억 사이


대만에 사는 저자가 할머니와 어머니의 추억이 담긴 옛이야기 속에서 여러 장소와 맛있는 간식을 소개해주는데 

윈난 방언을 쓰는 아저씨들이 한데 모여 차를 마시고 주변에서는 새우젓과 갈릭칩 냄새가 풍기는 거리의 풍경을 읽노라면 그곳에 가보고 싶고 

지하철 내부의 권태와 피로에 찌든 샐러리맨을 덩어리 진 쥐색으로 표현하는 건 특이하지만 납득이 가는 표현이었습니다. 

뙤약볕에서 혈당치가 내려가 졸음이 쏟아질 때 마시는 사탕수수 한잔! 

흰색의 사탕수수는 그냥 압착하지만 붉은색의 사탕수수는 껍질을 벗겨야만 주스의 색이 탁해지지 않기에 손이 더 많이 간다고 합니다. 

저자가 어릴 때는 사탕수수를 씹으면서 걷는 풍경이 일반적이었다네요.

큼지막한 냄비에서 끓어오르는 돼지고기와 육수에 맛있는 냄새, 기름으로 번질거리는 바닥을 나막신을 신고 또각거리며 걷는 주인장, 주문 즉시 돼지고기를 썰어 기름진 육수와 면을 함께 담아내는 체가미(切仔麵)라는 요리는 기름진 돼지고기 국물에 면을 넣어서 먹는 음식 같습니다.

고기를 많이 넣어 우릴수록 국물 맛이 좋아지기에 돼지고기 부속의 삶은 것도 같이 팔았다네요.

미타이무빙(米苔目冰)이라는 차가운 면도 있는데 얼음 위에 달콤한 시럽과 팥 등을 함께 올려먹는다기에 빙수에 면을 올린다고? 싶었습니다.

저는 죽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컹한 식감에 영양가도 없는 흰 죽은 간장이나 소금 간 등으로만 먹어서 더욱 맛이 없었거든요.

보통 죽은 몸이 안 좋을 때 먹는 음식이었으니 반찬도 없이 먹어야 했고 그게 고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설탕을 넣은 단죽을 이야기하니 저도 어릴 때 단죽을 먹었다면 죽을 좋아했을까요? 지금은 설탕이 싫어서 뭐든지 제로로 먹으려고 하지만요.


저자가 경험상 일평생 생각나는 요리가 있다면 가능할 때 배우는 게 좋다고 합니다. 앞으로 윗세대도 아랫세대도 없는 삶에 대비해 일상에서 자주 먹는 메뉴를 익혀두는 것이 스스로를 돌보는 수단이라면서요.

저는 성인이 되고부터 집에서 밥을 먹어도 음식은 제가 따로 준비했기에 부모님과 식사가 겹치지는 않았습니다. 껍질을 벗기면 먹을 수 있는 야채나 과일(겨울철에는 감귤, 여름에는 참외, 그 사이의 계절에는 오이)와 전자레인지로 데울 수 있는 두부, 그리고 기름이 들어가지 않는 백제 쌀국수 

조리는 귀찮지만 몸에 나쁜 건 먹기 싫었기에 두부로 단백질을 챙기고 야채와 과일로 섬유질이나 비타민, 쌀국수나 흰 식빵으로 탄수화물을 챙겼습니다. 간식으로 과자도 먹긴 하죠. 간식도 건강을 챙길 때는 에다마메를 먹었고요. 단백질이 많은 대두로 만든 거라 맛있습니다.

야채는 얼갈이배추나 콩나물을 먹기도 했지만 한번 삶아야 하는 데다가 삶으면 생야채일 때보다 너무 빨리 상한다는 점이 있어서 보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껍질만 벗기면 먹을 수 있는 야채나 과일이 좋았죠.

아침은 먹지 않고 점심은 회사 식당, 저녁만 이렇게 먹었는데 하루 한 끼 정도는 매번 같은 패턴으로 먹어도 질리지 않더군요.

타우미(兜麵)는 말린 가리비나 오징어, 새우, 표고버섯, 다진 고기, 당근 셀러리, 완두콩 등을 볶다가 육수를 붓고 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에 전분을 넣고 떡이 될 때까지 젓는 건데 이게 꽤 힘들기에 여러 명이서 한답니다. 

설명만 보면 잘게 썬 재료들을 모아서 떡처럼 만든 음식 같은데 완성된 타우미는 구워 먹기도 한다네요.

첸돌(Cendol)은 유튜브에서도 봤는데 양끝은 뾰족하고 가운데는 원통형의 녹색 면으로 올챙이같이 생겼더라고요. 인도네시아가 원산지라던데 다른 나라에서도 먹고 있나 봅니다.

주로 디저트에 넣어먹더군요. 엄청 달달한 팥과 옥수수 등을 올려서 먹는 빙수 같은 겁니다.

영국인들이 흔히 마시는 동그란 티백의 홍차를 진하게 우려낸 다음 차가운 우유를 붓고 다이제스티브 비스킷과 함께 먹는데 노동자들이 주로 마셨기에 Builder's tea라고 한답니다.

케이트 폭스가 쓴 영국인 발견이라는 책에서는 차에 설탕을 많이 넣을수록 노동자 계급에 가까워지고 상류층은 연하게 마시거나 얼그레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복건차행(福建茶行)의 철관음을 마셨다고 하는데 숯향이 난다거나 숙차라고 말하는 걸 보면 열을 가해 갈색에 가깝게 만든 농향형인가 봅니다. 홈페이지에 가니 40시간 이상 볶는다고 합니다.

이 책에 고차유(苦茶油)라고 나오기에 차로 기름을 만드나 싶었는데 동백기름이라네요. 동백나무가 차나무과에 속하니까 맞긴 합니다.

그리고 대만 간식 중에 아주 유명한 펑리수(鳳梨酥)의 조상은 펑리빙(鳳梨餅)이라는데 찾아보니 재료는 비슷한데 펑리빙이 둥그렇고 큰 빵이었다가 작은 크기로 만든 게 펑리수랍니다.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 다카노 가즈아키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발소리 - 정리해고로 인해할 일이 없어진 주인공에게 친구가 이상한 부탁을 합니다. 

매일 밤 걷다 보면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는데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서 힘들다며 이게 환청인지 진짜인지 확인해 달라고 합니다.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친구가 지나간 후 아무 소리도 안 난다며 안심하려는 찰나 구두 소리가 들려오고 그쪽 방향에서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 외딴곳의 조용한 절에서 발견된 시체, 증거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피해자의 연인이라는 사람이 그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경찰에게 꺼내 함께 가게 됩니다. 

형사는 이 사람이 범인으로 의심되어 유도하는 듯한 이야기를 꺼내지만 걸려들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현장에서 목격된 유령의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갑자기 표정이 변합니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부하에게서 전화가 와 유령을 봤다는 말과 함께 통화가 끊깁니다. 두 사람은 공포를 느끼면서도 어서 현장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에 그 장소로 다가가게 되죠. 


세 번째 남자 -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는 꿈을 꿨는데 여성인 자신과 다르게 꿈의 당사자는 남성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선명한 꿈에 의문을 느끼고 지인을 통해 전생을 본다는 사람을 만났더니 자신은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도 사고 장소까지 짚어냅니다. 

그리고 거기서 실제로 사고를 당한 사람의 유족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되고요. 

진상을 향해 갈 때는 섬뜩한 기분도 들었지만 무서운 결말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이야기 산장 - 부동산 업을 하는 남자가 기자를 하는 친구에게 산속 깊은 곳의 산장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소유주는 해부에 관심이 많았던 의학부 교수였고 실종된 지 오래라 사망 처리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은 그 장소에 가보았지만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서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대학교 의학부를 통해 교수가 사람이 유령이 되는 조건에 대해 연구했다는 사실과 산장에 같이 데려간 학생들이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그리고 조사차 찾아간 산장에서 이 세상의 풍경이 아닌 것을 목격하고 도망치죠. 하지만 실종된 사람들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다시 찾아가게 됩니다.


두 개의 총구 - 학교 바닥에 왁스를 칠하던 청년은 상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서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총을 가진 살인범이 이 근처에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윽고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 상사라면 자신을 불렀을 텐데 혹시라는 생각에 빠르게 숨게 됩니다.

몸을 숨긴 사이 발소리는 멀어지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1층의 문은 잠겨있었죠. 도망칠 곳이 없는 상황에서의 긴박감이 느꺼져서 좋았습니다.


제로 - 개인적인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가 해변에서 홀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기억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의 비밀 실험에 참가하게 되죠.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고민하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실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짜내는 능력이 있는 글솜씨라 재미있었습니다.

2026년 5월 14일 목요일

스테비아 토마토 - 청포도향, 망고향


스테비아 토마토 청포도향 

단단한 식감에 토마토의 새콤한 맛이 조금 있고 스테비아의 단맛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데 스테비아의 단맛이 어떤 거는 강하고 어떤 거는 보통 정도네요. 

삼투압 방식으로 스테비아를 껍질 속에 침투시킬 때 청포도향도 첨가한다는데 그런 향은 나지 않습니다. 

근데 달아서 맛있긴 합니다. 설탕이 아니라서 더욱 좋고요. 

스테비아 토마토 망고향 

원래 망고란 게 워낙 단맛이 강하다 보니 이게 스테비아의 강한 단맛과 망고인 듯한 향이 어우러져서 진짜 망고향이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커서 몇 개만 먹어도 배부른 것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