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돈카츠는 이기다라는 단어인 카츠와 발음이 같아서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음식으로 돈카츠가 맞는 발음인데 여기서는 돈까스라고 쓰네요.
외래어 표기법 때문인 건 알겠지만 서문에 일본에 자주 다녀왔다고 써놓은 거 보면 발음도 알 텐데 괄호 넣고라도 써주면 안 되나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돈까스라고 부르는 것도 돈카츠를 외래어 표기법으로 바꾸느라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네요.)
일본 해군에서 각기병을 예방하기 위해 영국에서 도입한 커리 분말에 밥을 섞어서 먹기 시작한 음식인 카레(カレー)인데
통계에 따르면 가정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빈도가 주 2.5회일 정도로 일본인에게 카레는 국민 음식이랍니다.
일본어 발음으로 만주라고 하면 팥앙금이 들어간 찐빵이지만 이게 한국에선 고기나 야채가 들어간 만두(饅頭)가 됩니다. 중국에서는 만터우라고 부르며 속에 들어간 게 없는 빵이 되고요.
한자는 같은데 의미하는 바는 삼국에서 다 다르죠. 한국의 만두는 일본에선 교자(餃子)라고 부르는 음식과 모양이 같습니다.
프라이팬에 굽다가 마지막에 전분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밑은 튀기고 위는 찌듯이 굽는 교자는 일본인들이 사랑하는데 저도 먹어보고 싶더군요.
탄탄멘(タンタンメン)은 배달하면서 파는 거였기에 국물이 없는 볶음면이었지만 일본에 건너온 쓰촨성 출신의 진켄민이 국물 있는 형식의 탄탄멘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매워 보여서 저는 관심이 안 가는데 개발자인 진켄민 집안의 스토리를 드라마로 만들 정도로 일본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나가사키짬뽕은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되었지만 저자는 다케오 지역의 찬폰(ちゃんぽん)이 더 맛있다고 합니다.
하긴 저도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에서 먹었던 짬뽕은 느끼하기만 할 뿐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으니까요.
돈코츠라멘(豚骨ラーメン)은 빨리 먹어야 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국수보다 가는 면과 얇게 저민 돼지고기와 파 정도만 올리는 나가하마라멘에서 시작했다고 쓰여있는데
일본 사이트에서는 돈코츠라멘이 쿠루메에서 시작했다고 쓰여있어서 이상하네요.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는
히로시마풍으로 나뉠 정도로 조리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시작된 쿠시아게(串揚げ)와 오사카에서 시작한 쿠시카츠(串カツ)는 비슷하지만 먹는 방법이 다른데 도쿄는 소스를 뿌리는 거고
살짝 밥을 쥐는 스시와 달리 단단하게 뭉치는 오니기리(おにぎり)는 소금만 넣은 주먹밥이 있을 정도로 쌀의 기본적인 맛을 중시하는 거 같습니다.
저는 스시를 좋아하지 않아 지로의 스시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야사 하이페츠(Jascha Heifetz)라는 연주가의 음악이 더 신경 쓰이더군요.
일본 우동은 후쿠오카의 쇼텐지(承天寺)라는 절에서 시작되었는데 후쿠오카식 우동은 부드러운 면에 다시마와 멸치로 국물을 내기에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의 오뎅(おでん)은 생선살로 만든 것을 지칭하지만 일본에서는 생선살로 만든 것부터, 무, 계란, 곤약, 롤캐비지, 버섯, 은행, 두부 등 다양합니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오뎅 상위권에는 항상 무가 들어가던데 한국에선 국물 내기용으로 맛이 없어진걸 왜 먹나 싶지만 일본은 다른 재료로 국물을 내고 무는 나중에 넣기에 충분히 맛있다고 합니다.
고쿠라의 오뎅 야타이(포장마차)에서는 사고 치는 사람들 때문에 1950년부터 술을 팔지 않았는데 오히려 금방 먹고 일어나기에 장사는 잘 되었다고 하네요.
영업을 시작하는 저녁보다 끝나는 새벽 시간대에 국물이 졸아들어서 더 맛있다고 합니다.
구마모토의 소바가도(そば街道)는 100년 된 가옥 + 장인의 기술 + 자연을 통해 없던 전통을 만들었는데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저런 분위기라면 가격이 비싸도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네요.
일본에서는 항상 은어(アユ)에서 수박향이 난다던데 진짜인가요? 은어 제철은 6월~8월이랍니다.
일본의 정부가 실시한 향토음식 100에서 2위를 차지한 케이한(鶏飯(けいはん))
가고시마(사츠마)가 파산을 피하기 위해 오키나와(류큐)를 침략하여 그들의 논밭까지 엎어가며 사탕수수를 재배하게 한 다음 얻어지는 흑당으로 부를 쌓았는데 그 당시 오키나와 사람들은 흑당을 증오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케이한은 사탕수수를 잘 기르는지 감시하러 온 지배자에게 억지로 대접하려 만든 음식으로 잘게 찢어낸 닭고기와 야채를 밥 위에 올린 모양입니다.
서서 마시는 타치노미(立ち飲み)가 한국에 전파되어 통영의 다찌, 마산의 통술집이 되었으며 이와 비슷한 기타큐슈의 가쿠우치(角打ち)는 술 판매점에서 땅꽁 등의 간단한 안주를 내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검은 모래찜질로 유명한 이부스키시의 음식인 온타마란돈(温たまらん丼)
온천의 온, 타마라나이(참을 수 없는)의 타마, 계란의 란, 덮밥의 돈이 합쳐진 음식으로 불과 4년 만에 유명해졌는데 미슐랭가이드를 참고하여 만든 메슈란가이도를 통해 달걀 3개짜리 식당을 찾는 재미도 부여했습니다.
기타큐슈의 탄가시장(旦過市場)도 시장 내의 대학당(大学堂)에서 밥을 담은 사발을 사서 들고 주변가게를 구경하며 좋아하는 반찬을 직접 사는 재미를 부여했습니다.
재미를 통해 관광객의 흥미를 끌 수 있다면 전통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네요.
에키(역)와 벤토(도시락)이 합쳐진 에키벤(駅弁)은 역 주변에서 파는데 에키벤 그랑프리라는 대회가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인기가 많나 봅니다.
한국도 예전에는 기차에서 도시락을 먹었지만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사라졌는데 일본은 아직도 당당히 기차에서 도시락 냄새를 풍기며 먹습니다.
이는 일본인들이 다른 냄새에는 민감하게 반응해도 음식에서는 관대하기에 그렇다고 합니다.
한국에선 반찬을 중시하기에 쌀은 세세하게 안 따지지만 일본은 품종과 재배지역, 브랜드까지 알려주는 식당이 있을 정도로 쌀에 진심이라고 하네요.
용량도 한국에서는 10~20kg를 많이 사지만 일본은 1~5kg를 선호하는 이유가 도정 후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기에 소량으로 산다고 합니다.
유통기한과 다른 뜻의 맛이 유지되는 상미기한이라는 말이 있는 일본 답네요.
2가지 품종의 쌀을 6대 4로 블렌드하여 스포츠 팀을 응원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두부만 먹는 요리가 있을 정도로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데 210년 전통의 카와시마두부점(川島豆腐店)에서는 두부요리 전문점도 만들어서 두부 요리 코스도 팔고 있습니다.
저도 저녁에 두부랑 식빵 정도의 간단한 식사를 매일 먹는데 대기업 두부보다 개인이 만든 두부가 콩의 고소함이 잘 드러나서 더 맛있습니다.
프로가 추천하는 일본 료칸 100선에서 29년 동안 요리 부문 1위를 차지한 슈스이엔(き秀水園)은 고객이 예약하면 그의 출신지를 물어서 미리 기호를 살피고 이전에 묵었던 숙소 등을 통해 최근에 먹었던 음식을 분석하여 코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5성급 호텔 아닌가 싶네요.
이외에도 외관은 전통이지만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민 료칸부터 외부, 내부 모두 전통을 지킨 료칸까지 소개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