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30일 목요일

속죄의 소나타


밤에는 살인자, 낮에는 변호사

주인공은 악덕 범죄자에게서 거액의 의뢰비를 뜯어내기도 하지만 돈 한푼도 안되는 국선 의뢰를 맡기도 합니다.

시작이 이러니 이 남자에게 어떤 비밀이 있어서 이런 이중적인 생활을 하나 싶었지만 이야기는 그가 맡은 사건 변호 위주로 흘러갑니다.


의뢰인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듯한 부인으로 이미 고등법원에서 무기징역까지 내려졌고 대법원으로 넘어간 후에 주인공에게 사건이 맡겨진 터라 꽤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거기다가 의뢰인은 뭔가를 숨기고 있기에 그걸 파헤친 다음에 변호해야 했고요.


살인 증거와 관계자의 증언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거 같은 싸움이었는데 그걸 뒤집는 부분은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형사가 사건의 진상을 밝힐 때는 더욱 놀라웠고요.

(이 작가의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는 별로였는데 속죄의 소나타는 괜찮네요.)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

얼터네이트 - 가토 시게아키


얼터네이트란 고등학생만 가입 가능하며 만나고 싶은 대상의 조건과 자신의 정보를 기재하면 상대를 매칭해서 1대 1로 대화하게 해주는 앱으로 

3명의 고등학생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여기에 나오는 학생 중에는 자퇴와 동시에 앱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던데 국가가 관리하는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고 즉시 반영하는지 궁금했지만

계속 읽어봐도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2023년 11월 26일 일요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


가짜 전기부랑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술에 이끌려 찾아간 곳에서 

자기의 인생론을 들려주는 변태 아저씨, 모르는 사람들의 술자리에 끼어들어 술을 마시는 미인, 밤길을 걷는 남자를 습격해서 속옷을 빼앗는 할아버지, 하늘을 나는 텐구가 나오는데 

술 취한 인간들이 보는 환상 속의 세계인가요? 


지붕에는 대숲, 긴 장대에 매달린 색색의 깃발, 작은 종이잉어, 목욕탕이 있는 3층 전차에서 벌어지는 술 마시기 대회 

벽에는 도깨비 가면이 걸려있고 축음기에서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비밀 모임에서 빨간 솜옷을 입고 입에서 불이 나오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 대회 

축지법 고타츠에서 만난 빤스를 절대 갈아입지 않는 총 반장, 신출귀몰하게 나타나서 연극을 하는 괴팍왕 

감기의 신을 물리치기 위해 각종 아이템(꿀, 생강, 유자, 매실장아찌, 사과, 갈근탕, 윤폐로)을 챙겨가는 아가씨 


현실을 기반으로 한 꿈속 같은 판타지 이야기인데 개성이 넘치는 인물들이 계속 나와서 저런 곳이 있다면 한번 구경해보고 싶어 지네요.

2023년 11월 24일 금요일

일본의 차과자

최근에 읽은 소설에서 차에 곁들이는 간식으로 검은색의 짭짤한 낫토가 나오기에 

신기해서 찾아봤는데 아마낫토 계열의 설탕에 절인 콩만 나오네요. 1500년대의 간식이라 찾기 어려운 걸까요. 

결국 원하는 건 찾지 못했지만 짠맛이 나는 아마낫토도 있다고 합니다.

토마토로 만든 거고 이름은 元祖塩トマト甘納豆 라네요.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정치인부터 정부기관까지 관여된 거대 뇌물 수수 사건을 조사하던 오사카 지검에서 내부의 검사가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도쿄의 대검에서 조사하러 나옵니다.


그리고 대검 조사팀에서 오사카 지검의 후와라는 인물을 지명하는데 

평소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원리원칙대로 해서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능력만큼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어떻게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할지 기대하며 읽었는데 조사하면 할수록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해결되네요.

뇌물 수수 사건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었다면 재밌었을 거 같은데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독일의 침략으로 가족을 잃고 강제로 병사가 된 소련의 여군 저격병을 다룬 이야기인데 현재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비슷해서 비교할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 당시의 소련 부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출신이 섞여있었는데 과거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약탈했다고 말하는 소녀도 있네요.


소련의 여성병사가 전장에 나가는 이유를 여성은 스스로 싸울 수 있는 존재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지뢰 처리라는 아주 위험한 일을 하는 여성병사가 자신의 의지로 참가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장에서 포탄 파편을 주워가며 노는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보며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요.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후 소련의 승리가 가까워질 때 

전쟁으로 인해 타락해 버린 소련의 군인을 보며 자신에 전쟁에 나온 이유를 되짚어보는 소녀를 통해 전후 병사들의 심리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리큐에게 물어라

센 리큐라는 다도 명인에 대한 이야기로

그의 미적 감각과 다도 기술은 인정하면서도 죽음을 내렸던 히데요시와 누군가는 고집이라고 볼 수도 있는 면모를 끝까지 보여줬던 센 리큐

그가 집착했던 여인과 녹유향합이 포인트가 되는 소설입니다.


와비차(侘び茶) 문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절에서는 과자대신 검은색의 짭짤한 낫토랑 같이 차를 마셨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의 간식 중에 설탕에 절인 콩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검은색 낫토는 처음 들어보네요.

2023년 11월 18일 토요일

염소가 웃는 순간 - 찬호께이


대학교 기숙사에서 학교의 7대 불가사의에 대해 이야기하던 신입생들은 선배로부터 100년 전 사건의 배경이 된 지하실이 지금도 있다는 걸 듣고

호기심이 생겨 지하실에 갔다 온 이후부터 기이한 일을 겪게 됩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괴담, 차례차례 실종되는 친구들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공포물이라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흡입력이 있어서 볼만했습니다.

2023년 11월 17일 금요일

11월의 첫눈


올해의 첫눈입니다. 아직 11월이라 눈이 오기엔 이른 거 같지만 

빨간 열매에 쌓인 눈을 보니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이 생각나서 겨울이 왔다는 게 실감이 되네요.

2023년 11월 15일 수요일

신의 카르테


밤에는 응급환자, 낮에는 일반환자를 진료하며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주인공은 항상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라는 책을 들고 다니기에 괴짜라고도 불립니다.


주인공이 근무하는 혼죠 병원은 누구나 언제든지 진찰받을 수 있는 병원이란 모토 아래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문을 여는데 

나중에는 자기 몸을 돌보지 못한 의사가 쓰러지거나 가족과 환자 둘 중에 고민하는 의사도 나옵니다.


혼죠 병원의 이념대로 지방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 24시간, 365일, 연중무휴처럼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요?

가뜩이나 의사 수가 부족한 지방 병원에서 쉬는 날도 없이 진료하면 주인공 같은 괴짜가 아닌 이상 누가 올까 싶어서요.

주인공만 해도 30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자주 하는데 부인이 이해심이 많은 편이라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2023년 11월 12일 일요일

족저근막염과 아킬레스건염

11월 1일 - 자고 일어나면서 발을 내디딜 때 왼쪽 발 뒤꿈치가 찌릿했습니다.

11월 6일 - 별 신경 안 쓰고 지내다가 걷는 게 좀 불편해지더군요.

11월 9일 - 그러다가 목요일 낮에 발을 쭉 뻗은 상태로 뒤로 들거나 신발에 묻은 걸 털려고 흔드는 동작을 할 때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찌릿하기에 병원 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시간이 안되어서 급한 대로 집에 있던 캐롤에프정(이부프로펜)을 먹으니 괜찮아지네요.


11월 10일 - 통증의학과 진료 

선생님이 해보라고 하는 동작이나 목요일에 아팠다고 하는 동작들을 다시 해봐도 안 아파서 

지금으로서는 족저근막염인지 아킬레스건염인지 알 수 없다며 약을 끊고 다음 주에도 아프면 병원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어제까지의 증상으로는 아마 아킬레스건염인 거 같습니다. 

아침에 발을 디딜 때 아픈 증상은 족저근막염과 비슷하지만 아픈 부위가 달랐습니다. 

아킬레스건염에 좋은 스트레칭이 2가지 있던데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


마음에 두고 있던 여성의 집에 전남편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가 살인사고가 일어나자 주인공은 자신의 지식을 활용하여 그녀를 도와주고자 범죄현장을 조작합니다.

[무증거범죄]랑 도입부가 비슷한데 쯔진천 작가가 [용의자 X의 헌신]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사건 진행 방식도 비슷하게 흘러가는데 제가 [무증거범죄]를 먼저 봐서인지 덜하긴 했지만 누군가를 위해 범죄 현장을 조작한다는 이야기는 신선했습니다.


[무증거범죄]는 증거가 없는 범죄 현장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반면에 

[용의자 X의 헌신]은 주인공이 그녀를 위해 사건을 조작해야만 했던 이유를 처절할 정도로 그려낸 게 다릅니다.

2023년 11월 9일 목요일

꿀벌과 천둥


양봉을 하다가 콩쿠르 연주를 하러 온 소년

한때 천재로 불리다가 연주를 그만둔 이후 7년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된 소녀

음악을 관두고 직장인으로 살아가다가 28의 나이에 콩쿠르에 출전하게 된 아저씨

다른 콩쿠르에서 최고점을 받은 청년


소년 만화의 대결 구도처럼 쟁쟁한 실력의 참가자들이 연이어 나와 누가 우승할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꿀벌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양봉 소년은 거장을 스승으로 두었다는 유명세 때문에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는데 

자유로우면서 완벽하고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연주로 관객은 물론 심사위원까지 놀라게 만듭니다.


콩쿠르 참가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도 좋았습니다.

재니퍼 챈의 연주가 파워풀하고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해서인지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이라고 말하던데 잘 어울리는 단어인 거 같더라고요.


대단하지만 독창성이 뛰어난 탓에 싫어하는 심사위원도 있어 조마조마하며 지켜보게 만드는 꿀벌왕자

한 편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청년

꿀벌왕자를 통해 관객에서 음악가로 다시 시작한 천재소녀


이 작가의 작품은 두 번째지만 글을 참 재미있게 쓰네요. 덕분에 여기에 나온 곡들은 한 번씩 들어보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양과 강철의 숲


홍차에 우유를 넣으면 큰비가 내린 뒤에 탁해진 강과 비슷한 색이 되는 밀크티.

냄비 바닥에 물고기가 숨어있을 같아 소용돌이치는 액체를 한참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희미하게 붉은빛을 띠는 수많은 나뭇가지 탓에 산 전체가 빛을 내뿜는 것처럼 보이는 광경.

산이 불타는 것 같은 환상적인 불꽃.

봄이 온다. 숲이 지금부터 어린잎으로 뒤덮인다.


등의 수려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글이라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았습니다.

양털 해머와 강철 현이 만든 피아노 소리를 숲의 풍경으로 비유한 것도 좋았고요.


단지 조율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지는 연주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몰입이 어려웠습니다.

2023년 11월 1일 수요일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서점에 혼자 남게 된 주인공에게 얼룩이라는 고양이가 나타나서 책을 구해달라고 합니다. 


고양이를 따라간 곳에서 그는 엄청나게 많은 책을 케이스와 자물쇠로 가둬두는 사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잘라버리는 학자. 


책을 소모품이라고 말하며 명작이 아닌 팔리는 책을 만든다는 출판사 사장.

마음이 일그러진 책을 만나게 되는데 각각을 설득하는 과정이 짧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