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초의 골목길 골든가
인기 드라마 심야식당의 배경이기도 한 그곳은 스나쿠라고 부르는 스낵바가 많은데 남장여자가 주인장인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저 술만 마시는 곳이기에 코스프레 가게에 들어간 거 같은 유쾌한 경험이었다네요.
그리고 심야식당은 판타지이며 현실에는 그런 식당이 없다고 합니다.
고독한 미식가에도 나온 나카야마(天ぷら中山)의 쿠로텐동(黒天丼)은 튀김 위에 뿌린 간장 양념 때문에 검은색인데 단맛이 섞여있어 단짠단짠으로 맛있다고 합니다.
다만 여기에 나온 식당들은 동네 주민들이 다니는 곳으로 크게 기대하고 갈만한 맛집은 아니라고 하네요.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한 그런 느낌?)
방송에 나와 손님이 많아지면 맛이 떨어지는 건 필연이며 실제로 방송 출연 후 폐업한 가게도 있다고 합니다.
삶다가 볶아야 하는 과정이 있을 경우 갑작스레 손님이 늘어나면 삶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그럼 맛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네요. 그래서 철저히 관리하는 곳일수록 방송 출연은 거절한다 하고요.
방송에 소개된 집이라면 의심부터 하라고 합니다. 그 시기에 섭외하기 쉬운 식당일 뿐이지 맛집이 아닐 수 있다며 업계에 있었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노포에 대한 이야기도 하던데 역에서 좀 떨어져 있어 가격이 저렴하고 동네 사람들이 대충 차려 입고 갈만큼 편안한 곳들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오래 살아남는다네요.
저희 지역에서도 노포를 찾아보니 중국집이 많던데 한국 사람들이 중국집의 짜장면을 좋아해서 그런가 봅니다. 대부분 동네 골목길 사이에 있어 차량으로는 접근이 어렵고 걸어서 가야하고요.
일본의 오뎅은 다시마도 먹는데 한국처럼 국물 내기용이 아니라 이미 국물을 낸 육수에 새 다시마를 넣어준답니다. 한국인은 너구리 라면으로 큰 다시마에 익숙하니까 잘 먹을 거 같네요.
간사이풍이랑 오사카풍 오뎅은 다시마와 가츠오부시 육수까지는 과정이 같지만 간사이는 여기에 해산물과 닭과 돼지뼈도 추가하기에 감칠맛이 풍부해서 인기가 많답니다.
심야식당의 배경인 오모이데 요코초(思い出横丁)는 도쿄 중심부에 위치하면서도 예전 거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골목이 좁고 어수선해 보이지만 도쿄 치고는 음식 가격이 저렴해서 항상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시부야의 논베요코쵸(のんべ横丁)는 이름만 보면 술꾼 아저씨들만 있을 거 같지만 젊은이들이 많은 시부야답게 여성들이 여자회 모임을 가질 정도의 가게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이자카야(居酒屋)는 가족끼리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일 정도로 어린이 메뉴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이자카야는 술집 그 자체인데 말이죠.
그리고 오토시(お通し)라고 자리에 앉자마자 주는 안주는 손을 대지 않아도 영수증에 포함되는 자릿세 개념이니 미리 알아둬야 한다네요.
이자카야에서 인기 있는 메뉴로는 인스턴트 라면을 삶아낸 것에 야채와 계란을 올린 라사라(ラーサラ)와 바쁜 증권맨들을 위해 한입 크기로 미리 썰어나간 큐브 스테이크(サイコロステーキ)가 있으며
1930년대에 탄생한 일본식 케첩 스파게티 나폴리탄과 고기 요리에 잘 어울리며 유자 껍질과 소금으로 만들었지만 왜인지 유자후추라는 이름이 붙은 유즈코쇼(柚胡椒)도 소개해줍니다.
일본에는 서서 마시는 술집인 타치노미야가 있는데 서서 먹는 俺のイタリアン(오레노 이탈리안), 俺のフレンチ(오레노 프렌치)도 있습니다. 서서 먹기에 회전율이 높고 비싼 재료를 싸게 먹을 수 있어 손님들도 만족하는 시스템이라네요.
한국에도 진출했지만 고급 재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해도 서서 먹는다는 걸 이해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합니다.
타치노미야에는 홉피(ホッピ―)라는 맥주맛 음료에 사케를 타서 폭탄주처럼 마신다는데 홉피는 알코올이 1%가 안 되기에 청량음료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발포주 하고도 다르다네요.
한국인들이 자주 말하는 일본 라멘이 짜다고 하는 건 농후한 맛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때 강한 맛이 처음에는 짜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한국의 김치가 외국인에겐 짜고 매운맛이듯이 일본의 음식에 익숙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네요.
두 나라다 생선회를 좋아하지만 생선을 향채소에 싸서 맛이 강한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생선살 그대로 먹는 것을 선호한답니다.
조화로운 식감의 한국, 생선의 맛과 향에 치중하는 일본의 문화적 차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