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0일 화요일

미국의 송어낚시


여러 가지의 단편이 엮인 작품으로 화자는 '내' 가 될 때도 있고 '미국의 송어낚시' 가 될 때도 있습니다. 


묘사가 독특해서 여러 번 곱씹으며 읽게 되는데

[결국 나무에 새겨진 그런 말들은, 세월이 지나면 마치 기차역 옆 식당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즉석 음식을 주문받는 요리사가 그릴에 계란을 깨듯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었다.]

이 문장에서는 두 가지 영상이 오버랩되는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갤런과 파운드라는 익숙하지 않은 계량 단위의 요리가 나올 때는 어떤 건지 상상하며 읽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나온 커로 시럽(Karo Syrup)은 제품명이며 내용물은 콘 시럽(액상과당)인 거 같습니다.)


초반에는 쿨 에이드 중독자처럼 술술 읽히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뒤로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옵니다. 

'미국의 송어낚시' 에 빗대어 무언가를 말하려는 건 알겠는데 미국의 문화와 역사를 모르니 책을 읽는 속도가 느려지더군요.

2023년 1월 7일 토요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권

부잣집 아가씨인 레이코가 사건 현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말하면 집사가 쉽게 풀이해주는 형식으로 

배경의 대부분은 저택이기에 독자는 여주인공처럼 편안한 기분으로 추리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거실 탁자에 간식을 놓고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거였군.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해당인물들의 대화와 추리에 중점을 두지. 살해 과정은 자세히 묘사하지 않기에 무서운 걸 싫어하는 분들도 읽기 좋은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2권

레이코 형사의 반응에 하나하나 신경을 쓰는 엉뚱한 가자마쓰리 경부.

아가씨에게 독설을 내뱉을 때도 있지만 추리만큼은 잘하는 가게야마 집사.

독설을 받으면 발끈하지만 추리를 듣기 위해 용서해주는 허당끼 있는 레이코 아가씨(형사).

(허당은 표준어는 아니지만 많이 사용하는 단어로 '유능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의외의 부분에서 어설픈 사람을 뜻합니다.)


추리보다는 캐릭터들의 만담이 재밌습니다. 추리물을 가장한 만담이랄까요.

3권

괴도와 진짜 탐정도 등장하지만 점점 닮아가는 레이코 형사와 가자마쓰리 경부의 만담이 더 재밌었던 거 같습니다.

마무리도 깔끔하게 끝내서 좋았고요. 

추리물 치고는 가벼운 느낌도 있지만 여성 잡지에 연재되던 작품이라 그렇다고 하네요.

2023년 1월 5일 목요일

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


1권 

스모 스티커라는 독특한 소재가 나오기에 흥미가 생겼는데 등장인물 소개 후 바로 주인공의 과거가 나와서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거기다가 스모 스티커 사건은 해결되지도 않고 다른 사건을 추리하나 싶더니 아포칼립스적 미래를 보여주면서 마무리됩니다. (추리가 아니라 다른 장르의 소설이었나요?)


2권

1권에서 추리는 끝내지도 않고 갑자기 아포칼립스적 미래가 나오면서 독자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려놓고 이게 뭘까요.

일본에서도 소설에 나온 것과 비슷한 사건이 있긴 했지만 21세기에 국가를 뒤엎을 정도로 커다란 규모의 사건은 없었기에 억지스러운 전개라고 느껴졌습니다.


3권

경찰이 주인공을 싫어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 걸 보고 2권에서 국가적 사건을 해결한 영웅을 이렇게 푸대접해도 되나? 싶었습니다.


1~2권과 공통점이 있다면 악당이 사건을 일으키는 방식이 억지스럽다는 겁니다.

재고 떨이하려고 국가 전복을 일으킨다? 음반 판매하려고 생화학 테러를 일으킨다? 악당도 이상하지만 주인공의 추리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특정 범죄 사이트에 대해서는 얼렁뚱땅 넘어가버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