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9일 금요일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축복할 수 없다면 저주하는 법을 배워라 - 니체 

라는 문장이 처음부터 나오는데 프리드리히 니체가 정말 이런 말을 했나요?


소녀가 신사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빈 후 그녀 앞에 니체가 실제로 나타나 조언을 해줍니다.

코코아를 알고 있는 걸 보면 니체가 맞나 싶지만 소녀를 초인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초인이란 슈퍼맨이 아닌 어떤 부조리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란 뜻입니다.)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갑자기 나타나서 강의를 하는데

니체는 인생에서 어떤 힘든 일을 만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그리고 가능하면 그것도 내가 원한 것이라고 생각하라. 라고 하네요.

이후에도 바그너,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등의 여러 철학자를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하이데거는 죽기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이 어떤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지금의 내 인생이 어떤 것인지 단정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도록 하라는 거겠죠?


이미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의심을 품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해 보는 것이 철학이다. 

철학은 어렵지 않으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걸 깨닫게 해주는 학문이란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과거의 위인들이 현대에 나타나는 이야기는 많지만 철학자들이 나오는 건 처음이라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2023년 9월 26일 화요일

영매탐정 조즈카


혼령과 인간을 연결하는 영매

그런 그녀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소설가


영매는 자신이 이런 능력을 가진 건 억울한 죽음을 당한 혼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며 소설가는 그녀가 찾아낸 단서를 조합하여 사건을 해결합니다.

매력적인 여성이 나온다는 점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과 비슷하지만 여기에선 범인이 누군지 밝힌 다음에 거기에 맞는 추리를 해낸다는 점이 다르네요.


후반부에선 이미 다 끝난 사건을 되짚어보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사건을 해결하는데 담담해서 흥미로운 결말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범인을 말하고 거기에 추리를 끼워 맞추는 식이라서 그랬던 걸 수도 있고요.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13.67


첫번째(2013)는 뤄 독찰이라는 홍콩 경찰이 상부가 주목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참고인들을 자신의 사부 관전둬가 있는 병원으로 초대합니다. 

사부는 현재 간암 말기 상태라 뇌파를 읽어내는 기기를 통해서만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사건 해결 100퍼센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가진 경찰이기에 상부에서도 이런 심문을 허가해 준 거겠죠.

범인을 찾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게 기억에 남았고 마지막은 훌륭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번째(2003)는 관전둬가 은퇴 후에도 경찰 일을 도와주고 있고 뤄 독찰이 중안조(한국의 강력계?)에 있을 때 홍콩 범죄 조직 간의 다툼에 유명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뤄 독찰과 관전둬가 용의자를 몰아넣는 부분은 흥미진진해서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첫번째는 그럭저럭이었는데 두번째는 정말 재미있네요.

독자가 알 수 있을 정도로 추리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줘서 이해하기 쉬웠고요.


세번째(1997)는 관전둬의 은퇴날에 벌어진 사건으로 뤄 독찰은 아직 독찰이 아니었고 관전둬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시간이 과거로 갈수록 관전둬라는 인물에 대해 깊이 빠지게 되네요.


네번째(1989)는 관전둬가 분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천재적인 사건 해결 능력 외에도 생명을 중시하고 정의로운 모습이 왜 이사람이 대단한지 알게 해줍니다.

제자가 되기 전의 뤄 샤오밍은 살짝 지나쳐가는 수준으로 나오고요.


다섯번째(1977)는 홍콩의 경찰은 부정부패라는게 일상일 정도로 심해서 영국에서 사람을 데려와 조사를 하던중 담당자의 가족이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때 관전둬는 납치범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사건 초기부터 세심하게 행동하는게 보통이 아니란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뛰어난 능력으로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경찰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여섯번째(1967)는 홍콩에서 폭동이 일어나던 시기로 겉으로는 노동자들이 정부에 반발하고자 일으킨 거지만 속으로는 중국이 개입한 사건이었던 거 같습니다.

아칠이라는 경찰과 음료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청년이 나오는데 후에 관전둬가 왜 정의로운 사람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읽은 책 중에 재밌다고 생각한 게 한자와 나오키뿐이었는데 거기에 13.67이 추가될 정도로 좋았고 관전둬와 뤄 독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